홍해는 ‘이집트의 왕자’ 애니메이션에서와 같이 드라마틱하게 좌우로 갈라진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밤새 동풍이 불어서 물이 갈라져 길이 생기고 마른 땅같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물은 좌우에 벽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갈라져 마른 땅과 같이 되었다고는 하나 그 곳은 깊고 울퉁불퉁하고 어두운 지형이었을 것입니다. 성경은 백성들이 홍해를 건널 때는 밤 또는 이른 새벽이었을 것이라고 시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분명히 두려운 마음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믿으며 그 깊고 어두운 바다를 건넜을 것입니다.

“믿음으로 저희가 홍해를 육지같이 건넜으니 (히 11:29)”

홍해 중에서 모세가 건넌 곳의 위치는 알 수 없지만, 오늘날 홍해의 너비는 최소 8 km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평지를 걷는 속도가 시속 4 km 정도가 되므로 8 km를 건너려면 빨라도 2시간은 걸립니다. 때는 어두운 시간이었는데 바다의 가운데로 갈 수록 점점 더 깊어졌을 것이고 또 마지막은 언덕길처럼 올라가야 했을 것입니다. 어둡고 바닥도 울퉁불퉁한 곳을 노인, 어린 아이, 짐수레, 가축들과 함께 건너기 위해서는 어쩌면 3시간은 더 걸렸을 수 있겠습니다. 2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순식간에 그 곳을 지나간 것도 아니고 줄을 서서 차례로 차례로 지나가려면 갈라진 바다가 아무리 넓어도(적어도 아래 그림보다는 훨씬 넓었을 것임) 수 시간은 걸렸을 것입니다. 앞선 사람들은 물이 벽처럼 된 갈라진 바다 깊은 어두운 곳을 성큼성큼 걸어 내려가야 했습니다. 뒤에 선 사람들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며 앞선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나가길 기다리며 초조해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0만명 모두가 한결같이 침착했을 것 같으며, 서두르거나 요동하거나 큰 사고남 없이 무사히 지나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내가 원치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고전10:1-2)

이 과정은 하나의 의식을 치르는 것과도 같은 엄숙함 가운데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들이 홍해를 지난 것은 하나님의 구원 과정 중에서도 물세례를 의미합니다. 애굽이라는 죄된 세상을 떠나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새로운 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낮고 어두운 곳을 통과해야만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그 속으로 스스로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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